아이스크림 전문점은 계절성 디저트의 대표 주자로, 더운 날씨에 맞춰 수요가 급증하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젤라또, 수제 아이스크림,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프리미엄 콘셉트를 접목한 브랜드들이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청년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실제 운영 현실은 매우 다르다. 화려한 비주얼과 달리 높은 폐업률과 수익성 악화, 브랜드 유지의 어려움이 이 업종의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본문에서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폐업 원인을 분석하고, 장기 생존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폐업률 상승 배경과 구조적 문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최근 3년 평균 폐업률은 40% 이상으로, 계절성 외식업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첫째, 수익 구조의 불균형이 크다. 아이스크림은 1회 구매 단가가 낮고, 객단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 평균 3,000~5,000원 수준의 메뉴로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계절성 수요의 의존도가 높다. 여름철에는 매출이 급증하지만, 가을~겨울 시즌에는 방문객이 급감하며 월세와 고정비 부담이 심화된다. 셋째, 고정비 대비 회전율 저조다. 아이스크림은 체류 시간이 짧은 상품임에도 테이크아웃 중심 운영으로 회전율이 제한되고, 내부 좌석이 있더라도 추가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넷째, 원재료 단가 상승과 보관·설비 부담이다. 수제 아이스크림의 경우 우유, 생크림, 과일, 견과류, 초콜릿 등 고가 원재료를 사용하는데다, 냉장·냉동 설비가 필수이며 전기료 부담도 높다. 다섯째, 차별화 부족이다. 다양한 프랜차이즈와 유사 메뉴들이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체 가능성이 높고,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폐업 사례와 반복되는 실패 요인
서울 망원동의 젤라또 전문점 A는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수제 콘셉트로 SNS 인기를 끌었지만, 여름 시즌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메뉴 단가가 높고 회전율이 낮아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했고, 겨울철 한정 메뉴 개발도 실패하며 1년 반 만에 폐업했다.
부산 서면의 요거트 아이스크림 매장 B는 프랜차이즈로 입점했지만, 본사의 마케팅 지원 부족과 상권 포화로 고객 확보에 실패했다. 다양한 추가 토핑으로 단가 상승을 유도했지만 ‘과하게 비싸다’는 평이 많았고, 리뷰 관리 미흡으로 배달 평점이 하락해 매출이 감소했다. 대구 동성로의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 C는 내부 테이블 중심 구조였지만 음료·푸드 메뉴의 경쟁력이 약해 아이스크림 외 추가 매출 확보에 실패했다.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아이스크림 소비 기준의 진화
최근 소비자는 단순히 시원함과 단맛을 즐기기보다 건강성, 원재료의 신뢰도, 브랜드 스토리,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해 디저트를 선택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저당, 저지방, 비건 아이스크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당류와 지방 함량, 알러지 유발 성분 등에 대한 정보 공개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또한 SNS 피드백의 영향력이 강해, ‘맛이 밍밍하다’, ‘기대한 비주얼과 다르다’는 리뷰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이스크림은 기본적으로 시각적 요소에 의존하는 메뉴인 만큼, 비주얼과 실제 경험이 일치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재방문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단골 확보가 어려운 구조 속에서 반복 소비를 유도하려면 전반적인 경험 품질이 함께 관리되어야 한다.
전문가 의견: “아이스크림도 브랜드 철학이 필요하다”
디저트 업종 마케팅 전문가 윤하림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아무 매장에서나 사먹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와 정체성에 반응한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로 구성됐는지, 어떻게 나에게 소개되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윤 대표는 또한 “계절성 제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략이 더 치밀해야 한다. 겨울 시즌을 위한 음료·굿즈·베이커리 콜라보 메뉴, 리뷰 기반 혜택 설계, 고객 경험 콘텐츠 등 지속 가능한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생존 전략과 운영 방향
첫째, 객단가 상승 전략이 필요하다. 아이스크림 단품 판매보다 세트 구성, DIY 콘셉트, 토핑 추가, 디저트 박스 형태로 메뉴를 확장해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둘째, 시즌별 전략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여름엔 메인 메뉴를, 겨울엔 디저트 음료·초콜릿·굿즈 등으로 전환하여 계절 매출 편차를 줄여야 한다.
셋째, 시그니처 제품을 브랜딩해야 한다. 모든 메뉴가 예쁘고 맛있을 필요는 없고, 하나의 압도적인 대표 메뉴가 있는 것이 고객 기억에 남는다. 넷째, SNS 콘텐츠 중심 마케팅을 일상화해야 한다. 제작 과정, 신제품 테스트, 고객 후기, 콜라보 소개 등을 통해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리뷰 기반 리텐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리뷰 응답률, 반영 사례 공유, 반복 고객 리워드 시스템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여섯째, 건강 트렌드 반영 메뉴 개발이 필수다. 저당 젤라또, 비건 소르베, 락토프리 요거트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시원하고 달콤한 이미지 뒤에 치열한 전략이 필요한 업종이다. 계절, 단가, 수익 구조, 리뷰, 브랜드까지 모두 설계되어야만 반복 수요가 만들어진다. 단순히 여름 장사로 접근해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으며, 철저한 브랜드 운영과 전략적 마케팅이 동반될 때만이 지속 가능한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될 수 있다.